존재만으로 위안이 되는

2023-02-01



월 간 묘 미

N O T I C E


 

· 월간 묘미는 매 달 1일 연재됩니다.

· 배경화면은 아이폰 11 기준 사이즈 입니다.

  설정 시 스마트폰에 맞게 조절 하여 사용해주세요.

· 오른쪽 마우스 클릭 후 저장해주세요.

  모바일은 꾹 눌러 저장해주시면 됩니다.

· 카톡 프로필 사진, 배경 가능합니다.

·기타 사용 문의는 댓글, DM으로 문의주세요.

· 2차 창작, 상업적 이용을 엄격히 금합니다.










▼ 미리보기 ▼ 

다운로드는 글 아래에 위치해 있습니다 :)








< 존재만으로 위안이 되는 >



  작업실 창문을 활짝 열고 소파에 앉아 발을 까딱거리며 봄 볕을 느끼던 작년 어느 날이 생각난다. 불어오는 봄바람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린 그 날, SNS에 남겼던 그 날의 기분.

  존재만으로 위안이 되는 공간, 공간이 애틋할 수 있구나.


  처음 갖게된 내 개인 작업실은 2021년 12월에 한달간의 느릿한 공사와 채비를 마치고 해를 넘어 2022년 1월부터 진짜 나의 공간이 되었다. 노란 커튼과 파란 카페트가 가장 먼저 눈에 띄고 벽에는 내 그림들이 나를 반기는 따뜻한 공간이지만 문을 열고 나가면 온통 회색 뿐 인, 봄 여름 가을은 아무것도 틀지 않아도 딱 적당한 온도이지만 겨울엔 찬 공기에 코가 무척이나 시려운 여러모로 재밌는 공간이다.


  1년이 아주 조금 지난 시점에서 이 곳에서 일어난 많은 일들을 생각해본다.

  많은 그림을 그렸고, 많은 컵과 접시를 구웠고, 많은 영화 드라마를 보며 수 만 번의 포장을 했다. 초반에는 끝 없는 작들이로 (문득 궁금해져 세어보니 오로지 작들이 명목으로 온 사람들만 36명이나 된다) 매 주 바빴고고, 이 외에도 많은 손님들과 수강생님들이 다녀갔다. 

  꽃 선물도 정말 많이 받았다. 특히 봄 여름에는 거의 매 주 꽃아둔 꽃이 달라졌는데, 이 소소한 변화가 그렇게나 기분이 좋을 수 없었다. 예전에는 집에 고양이가 있어 꽃을 받아와도 눈에 잘 띄는 곳 보다는 고양이가 잘 가지 않는 외딴 구석이나 바깥에 두어야 했는데 이젠 작업실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예쁘게 손질해 선물받은 화병이나 와인병에 꽂아둔다. 꽃이 시들어 갈 때 쯤에는 작업실 여기 저기에 걸어두어 드라이플라워로 만들기까지 한다. 이 모든 건 웬만한 꽃은 다 고양이한테 좋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깐느는 이런 내 마음을 알까.


  지난 1년동안 일어난 많은 일들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앞으로의 1년도 기대하게 된다. 

  스튜디오 묘미에게 지난 1년은 꼭 필요했던 재정비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년은 변화의 시간이 될 것 같다. 요즘은 특히 어떤 방향으로 작업을 해야할 지 가닥을 잡고 또 잡으며 하루를 채우고 있다. 정말로 일상의 작은 묘미가 담긴 작품과 그렇게 되어 줄 제품을 만들어야지. 아마 더 뚜렷한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이자 작가가 될 수 있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또 예전부터 생각만 해오던 여담도 있다.

  좋아하는 꽃과 향기로 가득 채우고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열고 싶다. 내 세계를 공유하고 새로운 시야를 발견하는 신선하고 따뜻한 모임을 만드는거지. 좋아하는 간식과 음료 아니면 간단한 안주와 와인 한 두 잔 정도를 곁들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노란 조명이 켜진 테이블에 앉아 흙을 만지는 대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상상하면 … 사실 여태 상상을 너무 많이 해서 이제 꼭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실천만 하면 되는데, 또 그게 쉽지가 않다.


  올 봄 (늦어도 여름) 에는 꼭 이 애틋한 공간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활짝 열어 둔 창문으로 다시 봄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에, 

  혹시나, 혹여나, 어쩌면! 이 글을 읽는 당신과 만나게 될 지도 모르겠다.











▼ 다운로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