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의 시간

2025-03-21





월 간 묘 미

N O T I C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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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난히 긴 겨울이었다. 원래도 겨울이라는 계절은 다른 계절보다 혹독하기 때문에 더욱 길게 느껴지곤 하는데, 이번 겨울은 진짜다. 정말로 길었다. 지긋지긋한 더위로 추운 계절을 기다리던 여름의 마음이 무색하게 이제는 좀 더워지고 싶다. 좋아하는 핫핑크 크롭티를 입고 장갑 없이 자전거를 타고싶다. 지긋지긋한 겨울. 언제 봄이 오려나, 기다린지가 두 달은 된 것 같다.


  겨울이면 사람들에게 혹시 춥지는 않은지 하루에도 몇 번이고 묻게 된다. 특히 작업실이나 집에 놀러 오는 사람들에겐 더욱 높은 빈도로 체온의 안부를 묻고 애정이 깊으면 깊을수록 꼼꼼하게 따져 묻곤 한다. 내가 워낙 추위를 많이 타 그런가, 나는 사람들의 추위가 그렇게나 신경이 쓰인다. 


  사람마다 사랑을 전하는 각자의 표현법이 있다고 한다. 잠을 잘 자지 못해 매일 밤 곤욕을 치르는 누군가에겐 ‘잘 자.’ 라는 말이 사랑의 표현이라 하고, 먹보의 민족 한국인에게는 밥은 챙겨 먹는지 묻는 것이 관심의 표현이기까지 하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나는 매 년 겨울이 오면 어김없이 습관적 사랑 고백을 일삼는 사람이 되고 마는 것이다. 

  ‘추워? 손이 시렵진 않아? 다리는? 담요 줄까? 아니야 너 추울 것 같아. 히터를..’ 하고 벌떡 일어나는 걸 겪어 본 나의 지인이라면 내가 무한한 사랑을 주고 있다는 얘기로 알아들어도 무방하다.  ‘등이 너무 뜨거운데.. 눈이 너무 마르는데.. 좀 더워..’ 라고 내게 말해 본 적이 있다면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나의 사랑을 확신하면 된다.  높은 확률로 질문을 하는 순간의 나도 춥겠지만, 상대방은 춥지 않았으면 한다. 혹여나 추운 상태라면 어떻게든 따뜻하도록 난로를 켜고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나누어 주고 싶게 된다.



  봄이 돌아옴으로서 더 이상 춥지 않으냐고 묻지 않아도 되는 계절이 왔다. 

  출근길에 봄의 냄새가 은은히 맡아지고, 겨울에 심은 튤립은 꽃을 활짝 피우고 이제 질 준비를 하고 있다. 작업 테이블 한 켠에는 늘 이케아에서 사 온 다기능 시계가 올라와 있는데, 세워진 면에 따라 각각 온도, 타이머, 시간, 스탑워치로 사용이 가능하다. 나는 이 유능한 시계를 온도계로만 사용한다.

  겨우내 난로을 틀어야 18도에서 20도 언저리를 나타내던 온도계가 이제는 아무 도움 없이도 19도를 보여준다. 얼른 숫자 2가 보고싶다고 생각하면서도 혼자 힘으로 19도를 가리키는 것이 기특하기까지 하다. 아직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순 없지만 가벼워지는 외투만큼 점점 발이 붕붕 뜬다. 바야흐로 봄이 시작이다.

  새로운 시작 앞에서는 어쩐지 늘 마음이 풀어진다. 맑은 햇살을 맞으며 봄을 알리는 따듯한 향기를 한껏 들이마시며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마음의 창을 더 크게 열고싶다. 드디어 환기의 시간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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