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간 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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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파티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방 구조를 싹 바꿨다. 고등학생 이후로 처음이니 거의 14년만이다. 작년부터 계속 가구 위치를 바꾸고 싶다 생각하곤 있었지만 정말 갑작스러운 변덕이었다. 연말의 힘을 빌린것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낯설면서도 아늑한 새 방에서의 첫 밤은 꼭 여행지에서 보내는 밤 같았다. 설레지만 아직은 어색한 기분으로 늦잠을 자고 일어나 나가고 싶다는 깐느의 보챔에 손을 뻗어 문을 살짝 열어주었다. 아! 바뀐 방 구조의 가장 센세이션한 점은 손만 뻗으면 바로 문을 여닫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문을 닫으려면 침대에서 나와야만 했다.)
“굿모닝! 문을 열자마자 희정이 얼굴이 보이니 좋네.”
소파에서 티비를 보던 엄마의 말. 이 한마디에 기분 좋은 아침이 시작되는 걸 보니 근육통을 사서 얻어온 일이 괜한 짓은 아니었던 것 같다.
느즈막히 작업실에 출근해 오랜만에 손 가는대로 무용한 것들을 만들었다. 아껴두었던 영화도 틀어두었다. 누군가 크리스마스와 새해 사이는 서비스 주간이라고 하던데, 이 서비스 주간에 일 하기엔 너무 마음이 들뜨고 그렇다고 그저 놀기엔 양심에 찔리니 놀며 일하기를 택한거지.
작업하며 본 영화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영화가 끝나자 뜻밖의 기물 둘과 2024년을 살아갈 태도를 얻었다. 예상치 못하게 새해의 숙제까지 해버린게 얼떨떨 했지만 아껴둔 영화가 알고보니 새해에 보기 딱 좋은 영화였던 것이다.
허무주의를 배척하고 다정함으로 나아가는 것.
바꿀 수 없는 현실의 문제나(이를테면 기후 위기, 사회 갈등) 알 수 없는 먼 미래를 생각하면 아득함과 답답함이 덮쳐오지만, 사람들에게 삶의 한 조각을 기꺼이 내어주며 지금 이 순간에서 충실히 해내는 것.
영화 한 편에 한 해를 살아갈 태도를 정하는게 우스울 수 있지만 실은 어린 날엔 늘 그런 세상을 바래왔다. 그 감각을 잊고 지내던 내게 영화는 묻기도 전에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답했다. 위로를 건네는 것이 무의미하지 않다고. 계속해서 웃어주라고. 다정함이 우리를 구할거라고.
아침 운동을 하고 나왔는데 갑자기 눈이 쏟아졌다. 모자를 뒤집어쓰고 얼른 집으로 돌아가려다 한 할머니께서 공원의 고양이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광경을 보았다. 할머니는 눈이 그칠 때 까지 우산을 씌워주었다. 아마 그 덕에 고양이는 오늘 하루 조금은 더 따뜻하게 보내겠다 생각하니 내 마음도 훈훈해졌다. 고양이는 보송한 털에 묻은 눈송이를 닦아내는 시간을 아껴 좋아하는 나무 아래에서 단 잠을 조금 더 잤을지도 모른다.
엄마의 아침 인사, 할머니의 우산. 벌써부터 다정한 순간들이 삶에 스며든다. 스며든 다정함을 품고 잘 전하는 한 해를 해내리라 다짐하며 올 해의 목표 맨 윗칸에 적어넣는다. 다정히 이 순간에서 충실히 해낼 것.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문장이지만 24년 12월의 나는 해내었는지 아닌지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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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면서도 아늑한 새 방에서의 첫 밤은 꼭 여행지에서 보내는 밤 같았다. 설레지만 아직은 어색한 기분으로 늦잠을 자고 일어나 나가고 싶다는 깐느의 보챔에 손을 뻗어 문을 살짝 열어주었다. 아! 바뀐 방 구조의 가장 센세이션한 점은 손만 뻗으면 바로 문을 여닫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문을 닫으려면 침대에서 나와야만 했다.)
“굿모닝! 문을 열자마자 희정이 얼굴이 보이니 좋네.”
소파에서 티비를 보던 엄마의 말. 이 한마디에 기분 좋은 아침이 시작되는 걸 보니 근육통을 사서 얻어온 일이 괜한 짓은 아니었던 것 같다.
느즈막히 작업실에 출근해 오랜만에 손 가는대로 무용한 것들을 만들었다. 아껴두었던 영화도 틀어두었다. 누군가 크리스마스와 새해 사이는 서비스 주간이라고 하던데, 이 서비스 주간에 일 하기엔 너무 마음이 들뜨고 그렇다고 그저 놀기엔 양심에 찔리니 놀며 일하기를 택한거지.
작업하며 본 영화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영화가 끝나자 뜻밖의 기물 둘과 2024년을 살아갈 태도를 얻었다. 예상치 못하게 새해의 숙제까지 해버린게 얼떨떨 했지만 아껴둔 영화가 알고보니 새해에 보기 딱 좋은 영화였던 것이다.
허무주의를 배척하고 다정함으로 나아가는 것.
바꿀 수 없는 현실의 문제나(이를테면 기후 위기, 사회 갈등) 알 수 없는 먼 미래를 생각하면 아득함과 답답함이 덮쳐오지만, 사람들에게 삶의 한 조각을 기꺼이 내어주며 지금 이 순간에서 충실히 해내는 것.
영화 한 편에 한 해를 살아갈 태도를 정하는게 우스울 수 있지만 실은 어린 날엔 늘 그런 세상을 바래왔다. 그 감각을 잊고 지내던 내게 영화는 묻기도 전에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답했다. 위로를 건네는 것이 무의미하지 않다고. 계속해서 웃어주라고. 다정함이 우리를 구할거라고.
아침 운동을 하고 나왔는데 갑자기 눈이 쏟아졌다. 모자를 뒤집어쓰고 얼른 집으로 돌아가려다 한 할머니께서 공원의 고양이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광경을 보았다. 할머니는 눈이 그칠 때 까지 우산을 씌워주었다. 아마 그 덕에 고양이는 오늘 하루 조금은 더 따뜻하게 보내겠다 생각하니 내 마음도 훈훈해졌다. 고양이는 보송한 털에 묻은 눈송이를 닦아내는 시간을 아껴 좋아하는 나무 아래에서 단 잠을 조금 더 잤을지도 모른다.
엄마의 아침 인사, 할머니의 우산. 벌써부터 다정한 순간들이 삶에 스며든다. 스며든 다정함을 품고 잘 전하는 한 해를 해내리라 다짐하며 올 해의 목표 맨 윗칸에 적어넣는다. 다정히 이 순간에서 충실히 해낼 것.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문장이지만 24년 12월의 나는 해내었는지 아닌지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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